40대 넘어서 재취업.. 잘한걸까
20대 작은 중소기업에 다녔고 그 때는
당연히 일을 해야하는 시기였고
젊었으니까 집에서 왕복 3시간 거리
출퇴근, 시즌마다 돌아오는 한달 야근이
그렇게까지 힘들지 않았다.
그 때를 복기해보니
'때려칠까..?' 라는 생각은 한번도 안 들었네.
결혼하고 아이를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
퇴사를 하고 그 후 두 아이를 키우면서
나는 제대로 전업맘 & 경단녀가 되었고
해외 출장이 잦았던 남편 때문에
두 아이 독박 육아가 일상이었기에
30대까지는 아이들 키우느라 다시 일할
생각을 깊게 하지 못했다.
그러다 아이들도 어느 정도 컸고
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생기면서
그 때 유난히 내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으니..
가장으로서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
남편의 어깨였다.
그도 40이 넘어가면서 체력적으로 힘들고
일도 책임이 더 가중되는 자리에 있는데
아이들 교육비는 점점 늘어나고
우리의 노후를 생각할 때는 마냥 깝깝해서
더이상 외벌이는 힘들겠다 라는 생각이
스멀스멀.. 마음이 불편해졌다.
그러나 이 나이에 거의 15년 가까이 되는
경력 단절인 아줌마가 할 수 있는 일이
그리 많지 않은 현실...
카페 알바도 90이 커트라인.. 컥
내 또래 되는 인스타의 인플루언서들이
내 드림카인 차를 아무렇지 않게 타고
온갖 명품을 두르고 사는 걸 보며
솔직히 부럽고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되지?
싶었지만 그렇다고 너도 해볼래? 하면
펄쩍 뛰고 고사할 일이었다.
막막하고 깜깜한 터널을 걷는 기분으로
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을 때
어느 날 갑자기 온 친구의 제안,
너 잘할 것 같다고 할 수 있다고~
그 때 나는 절실하게 돈을 벌 수 있는 일을
찾고 있을 때였으니까 크게 고민 않고
하겠다고! 말해버렸다.
보험회사 설계 매니저,
10 to 5 시간도 괜찮고 여자가 하기, 특히
엄마들이 하기 괜찮은 것 같았다.
문제는.. 기존 매니저들과 영역싸움(?)
같은 게 있다는거..
옛날부터 신경을 곤두세우고 경쟁을 해야하는
상황을 극히 싫어하고 불편해하는 내 기질로선
하겠다고 한 한 두달 만에 '때려칠까..' 하는
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다는 것이다.
또 이 일이 제대로 된 메뉴얼이 없다는 거..
알려준다고 알려주기도 하고
모르면 물어보라고 하면서도 막상 물어보면
대답이 없거나 자기도 바쁘다는 짜증섞인
대답이 돌아올 때는 정말 대체 뭘 어떻게
해야하는건지 알수도 없고 맘대로 할 수도
없어서 말 그대로 미치겠다는 생각이 든다.
또 이 일은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사람들과
(불특정 다수의) 끊임없이 부딪히며 해야하는
일이기 때문에 인간에 대한 피로감이 상당하다.
대부분 괜찮으시지만 간혹 이상한 FC를
만나면 자신들의 당연한 의무인 고지 의무를
묻는 내게 짜증섞인 반응을 하거나 나를
말 못 알아듣는 애로 여기는 게 진짜 돌아버린다.
그러다 일이 생기면 누구한테 뒤집어 씌울건데?
이럴 때는 스스로도 절대 그 이상한 페이스에
휘말리지 말자 다짐하고 원칙대로 정직하게
난 내 일을 하자 마음 먹는다. (근데 힘들어..)
지금 진짜 얼마 안된 시점이라..
지극히 하룻강아지라, 모든것이 다 무섭고
두렵고 겁나고 어렵기만 한데
경제적인 부분을 남편만 지게 하는건
좀 아니다란 생각도 들고
근데 이 일은 안하고 싶고... 너무 어렵다..
대부분 직장인들이 이렇게 힘들겠지?
일요일 오후부터 다음날 아니
다가오는 한 주에 대한 부담이 넘쳐나고
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일상에
굴리면 굴러가리다 하는 마음이거나
그냥 큰 생각 없이 일상을 살아가겠지..?
40대 들어서 다시 들어간 직장인의 삶은
체력적인 문제, 인간관계 안의 문제,
실적에 대한 문제...수 많은 숙제를 안고
살아간다.
우선은.. 시작했으니 해봐야지 어떡해
내일부터 한 주도 파이팅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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